
윤성아, 우선 생일 진심으로 축하한다. 네가 세상에 빛을 본지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간다니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구나. 그래도 지금껏 별탈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정말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아빠의 입장에서 아들에게 쓰는 첫 편지라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과 느낌이 드는게 사실이네. 윤성아,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아빠도 아직 세상이 무엇인지, 삶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단다. 하지만, 네가 앞으로 살아나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에서 몇 자 적어볼까 한다.

윤성아, 이 세상에서 자신이 손해를 보거나 피해를 입기를 바라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너도 누군가를 만날 때나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되도록이면 너한테 이득이 되는 경우를 요모조모 따지게 될 거야. 너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처사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아빠는 윤성이가 사소한 이해득실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삶을 살기보다는 비록 손해를 볼지언정 치졸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의연하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아울러, 주변으로부터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보다는 주변에 베푸는 것에 보다 익숙해지는 윤성이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윤성이가 스스로 약간의 손해와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자세로 삶에 임하면 언젠가는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이 윤성이를 찾아올 것이라고 아빠는 확신한다.

윤성아, 살아가다 보면 주위에 출중한 능력을 갖고 있거나 화려한 배경을 등에 업은 사람들을 무척이나 많이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일수록 주변의 시선과 기대가 또 하나의 짐이 되어서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단다. 아빠는 윤성이가 남들에 비해 능력이 다소 뒤처지더라도 자신의 삶을 낙천적으로 바라보고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사람의 마음이란 것은 참으로 신기해서 전염성이 굉장히 강하단다. 설사 웃고 즐길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즐거운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게 되면, 윤성이의 행복한 마음이 마치 바이러스처럼 금새 주변으로 퍼질 것이고 모두 윤성이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오게 될 것이다. 실없고 싱거운 놈이라는 핀잔 따위는 신경쓰지 말거라. 세상 걱정 다 짊어진 것처럼 피곤한 삶을 사는 윤성이보다는 또라이같지만 한없이 유쾌한, 그래서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윤성이가 아빠는 더욱 멋진 놈이라고 생각한다.

윤성아, 사람들은 흔히 ‘미래지향적’이 되어야 한다고들 한단다. 아마도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면서 앞으로를 계획해야 한다는 뜻일거야. 분명 맞는 말이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말해주고 싶구나. 아빠는 윤성이가 철저하게 ‘현재지향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고통과 불만은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거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데서 생긴단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아라. 현재에 충실하다는 것은 과거를 무시하고 미래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너의 것으로 만들어서 착실하게 기본기를 쌓아나간다는 의미이지. 윤성아, 지금 네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이건, 그리고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일들이 무엇이건,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란다. 너의 모든 것을 이 순간에 쏟아붓겠다는 마음가짐을 결코 놓지 말려무나.

윤성아, 앞으로 살아가면서 너는 수많은 좌절과 시련과 실패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상처투성이가 된 너의 모습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고통스러운 순간의 연속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엄청난 고난을 네가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것이란다. 윤성아, 계속되는 실패에 무릎꿇고 점점 움츠러드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겠지? 아빠는 오히려 실패를 온 몸으로 껴안고 당당하게 다시 일어서는 윤성이의 모습을 보고 싶구나.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이러한 계기들이 결국은 너를 보다 강하게 만들어주는 일종의 스승과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거야. 실패와 좌절만을 안겨준다고 세상을 원망하면서 살기 보다는, 너에게 삶의 이치를 하나하나 깨우쳐주는 고마움의 대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나간다면 아빠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윤성아, 누군가가 부모는 자식이라는 화살을 쏘아올리는 활과 같다고 말했단다. 아빠가 참으로 좋아하는 비유인데, 활은 자신의 시위를 팽팽하게 당겨서 화살을 보다 멀리, 그리고 보다 높이 나아가게 만들지. 윤성이의 할아버지도 아빠에게 그러한 삶의 모습을 몸소 보여주셨고, 아빠도 이제 첫 돌을 맞은 윤성이에게 감히 그런 부모가 되고 싶은 소망이 있구나. 세상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얘기를 하려다 보니 윤성이한테 구질구질한 잔소리가 되지는 않았나 싶다. 윤성아, 삶은 목적지 그 자체가 아니라 목적지에 다다르는 다양한 여정이란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수학공식을 풀어나가는 것처럼 정해진 답이 없다는 얘기일게다. 윤성이가 살아가면서 내 생각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고, 또 다른 행동으로 무엇인가를 증명해 보일 수도 있을거야. 윤성이와 이런저런 얘기들을 즐겁게 나눌 날을 그려보면서 두서없는 글 이만 줄일까 한다.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한다. 사랑한다, 윤성아!